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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구정연휴를 보내는 동안 세계 IT업계의 최대 이슈는 단연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이다. 레노버는 구글로부터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모토로라라는 브랜드와 등록상표, 그리고 약 2천여개의 특허 자산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구글은 이번 모토로라 인수건에 대해서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가지고 있었던 통신, 스마트폰 관련 주요 특허는 매각에서 제외했다.
레노버 반쪽짜리 모토로라 인수 ,
과연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는 적절한 것인가?
말하자면, 레노버는 반쪽짜리 모토로라를 인수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를 두고 언론들은 레노버가 가지고 있는 하드웨어 기술력은 이미 뛰어났기기 때문에 세계시장에 어필할 수 있는 상표만 필요했고, 구글은 기술력보다는 안드로이드를 특허전쟁에서 보호하기 위한 모토로라의 특허만이 필요했다고 판단한다.
물론, 레노버는 IBM을 인수하여 레노버 씽크패드 PC를 세계 1위로 올려놓을 만큼 저력이 있기 때문에 모토로라의 특허기술은 필요하지 않아 보일 수 있다. 또한 구글의 입장에서는 모토로라를 인수했을 당시부터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특허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실속만 빼고 헐값에 팔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과연 레노버는 "모토로라"라는 이름이 그렇게 필요했던 것일까? 남(구글) 좋은 일만 시키는 것은 아닌가?
필자는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를 레노버 입장에서 회의적이라고 판단한다. 어쩔 수 없이 이번 인수건에 대해서 이득을 보는 것은 구글사이라는 생각에서이다. 물론 레노버는 2005년 IBM의 사업을 인수한 후 PC시장에서 많은 성장을 이룬 능력있는 기업이지만, 당시에는 PC시장이 대단히 성장세였다. 개인용 PC와 노트북 시장은 꺼지지 않는 블루오션처럼 보였던 시기였다.
당시 레노버는 충분히 개인용 PC와 노트북을 만들만한 기술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Made in China"이라는 점 때문에 세계소비자들에게 큰 반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했었다. 레노버는 IBM의 기술력보다는 세계시장에 설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 "ThinkPad"라는 이름이 필요했다. 세계 PC시장의 주요무대인 미국의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긍정적 이름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래서 레노버는 씽크패드라는 네임벨류를 충분히 이용하기 위해 스스로 만든 제품에 "IBM ThinkPad"라는 로고를 그대로 사용했었고, 이러한 마케팅은 세계시장에 정확히 관통했다. 더불어 개인PC시장의 붐과 함께 레노버는 자국에 위치한 각 PC부품공장에서 저렴히 공급받는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사용해서 가격경쟁력을 높였고 IBM이라는 이름을 통해 세계소비자들에게 반감을 줄여 중국제품을 판매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건과도 매우 흡사하다. 2011년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할 때 많은 전문가들은 구글이OS(안드로이드)와 더불어 하드웨어 경쟁력까지 얻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구글은 포트폴리오에 더 무게를 두고 모토로라의 사업 자체를 지원하는 것보다 자사의 안드로이드를 보호하기 위한 특허장치를 세우는데 모토로라를 이용했다. 사실상 구글이 스마트폰을 제조하기 위한 사업을 확장하는 것보다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이 워낙 급속히 늘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제조해 주는 삼성같은 제조회사와 더 긴밀한 관계를 얻는 것이 구글은 더 이득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 구글이 삼성과 특허협약을 이룬 후 즉각 모토로라를 매각한 것은 구글이 지난 2년 반동안 모토로라를 어떻게 취급했는지 예측 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인수건이 구글의 제안에서 시작되었다는 것 역시 주목할만 하다. 즉, 구글에게 있어서 주력사업이 "안드로이드"에 있다. 구글은 애시당초 하드웨어 사업을 크게 확장시킬 마음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구글의 제안은 레노버측에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이미 IBM의 브랜드를 이용해서 성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레노버는 구글의 제안이 마치 공생의 의미에서 사업적 파트너의 제안 같아보였을 것이다. 구글 곁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브랜드 가치가 높아 보이는 모토로라는 레노버의 사업전략에 딱 들어맞는 이름이었다. 그러나 IBM를 인수했던 당시 시장 상황와 현재는 아주 많이 다르다.
레노버 위험한 모험 : 모토로라 인수
모토로라의 전성기는 스마트폰 이전인 모토로라 레이저 시리즈
정확히 말하면 2011년 이후 모토로라는 구글에 의해 방치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모토로라"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가치는 지난 2년 반동안 구글에 의해 크게 좋아질 것이 없었다. 사실상 이번 인수건에서 레노버는 모토로라의 기술력을 구입한 것이 아니라 "모토로라"의 네임벨류를 구입했다고 한다면, 현 IT시장에서 모토로라를 통해 레노버의 브랜드가치의 상승효과는 그리 크게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레노버는 비교적 뒤늦게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들었다. 작년 월스트리트 기사에서 레노버가 애플과 삼성을 이어 스마트폰 마켓에서 브랜드 가치 3위를 차지했다는 보도를 했지만, 다른 시장 분석가들은 레노버의 점유율자체가 매우 적으며, 애플과 삼성이 시장의 약 45%차지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즉, 2위와 3위의 격차가 매우크고 3위 이하의 브랜드들의 점유율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3위의 브랜드 가치는 그리 의미있는 등수가 아니라고 평가한다. 그럼에도 레노버가 주목받는 이유는 세계스마트폰 시장에 최근 중국을 주목하고 있다는 점(세계 점유율을 움직일 수 있는 빅 마켓이기 때문)과 중국의 기술력이 상당히 발전했다는 점이다. 이렇게 레노버가 주목받았던 적도 없었다. 이러한 분위기를 극대화 시키기 위해 레노버는 미국시장을 겨냥한 브랜드를 구입했만, 상승하고 있는 레노버에게 뭍히고 있는 모토로라가 과연 득이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더욱이 세계시장(특히 미국시장)에서 승부를 보기 위해 레노버가 "모토로라"라는 이름이 필요했다고하지만, 모토로라가 세계시장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시기는 스마트폰 출시이전이었다. 당시 아이폰 출시이후 스마트폰 사업이 뜨거워질 때 어떤 기업보다도 먼저 빠르게 모토로라는 안드로이드를 적용시켜 "모토로이"라는 스마트폰을 내놓았다.
그러나 초기 안드로이드를 적용시킨 모토로라의 스마트폰은 헛점투성이었고 시장의 반응도 회의적이었다. 계속해서 후속을 발표하고 아이패드 출시이후 타블렛 PC 역시 출시했지만, 모토로라의 이전 아성을 찾지 못했었다. 그 후 급속도록 모토로라의 입지는 줄어들었고 결국 구글에 매각되었다.
구글에 매각되었을 당시에도 모토로라가 안드로이드 본사의 지원을 받아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를 했지만, 구글의 이름을 달고 나온 모토로라 구글폰 역시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고 더욱이 구글의 넥서스보다도 구글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치욕을 받아야만 했었다. 결국, 레노버가 "모토로라"라는 네임벨류가 필요했다고 한다면, 크게 가치있는 네임벨류를 얻었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 부정적 전망)
필자의 "주관적인" 판단으로는 "레노버"라는 이름보다 "모토로라"라는 이름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일 이유가 없다(생각이 다른분들도 계시겠지만). 레노버는 PC시장에서 좋은 이미지를 보였지만, 모토로라는 구글과 레노버에 차례대로 매각된 "실패한" 브랜드로서의 이미지가 느껴질 수 있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성공하지 못했던 모토로라라는 이름을 가진다고 해서 레노버 스마트폰이 세계시장에 주목받는 것은 무리이다.
레노버가 모토로라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풀어야할 난제
모바일산업의 방향전환, 구글과 삼성과의 긴밀한 관계.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가 회의적인 이유는 모바일시장의 급속한 변화이다. 말하자면, 지난 2년 반동안 모바일 시장이 너무 많이 변했다는 것이다. 2013년을 기준으로 IT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호황이 끝났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스마트폰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이루었지만, 구입할 사람은 구입했고, 기술력이 포화상태가 됨으로 신제품이 나와도 신선함을 느끼지 못하여 소비자들은 교체 주기가 늘어나간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마음 사로잡을 혁신적 이미지가 아니라 진부한 스마트폰 브랜드이미지가 큰 효과를 줄 수 없는 이유이다.
(출처 : Business Insider)
이에 모바일시장이 최근 다양한 방향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것도 레노버의 모토로라 매수가 위험한 모험이라는 판단에 한 몫한다. 최근 모바일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웨어러블 기기(wearable devices)이다. 스마트 워치부터 스마트 글라스, 스마트 웨어까지 최근 IT산업에 뜨거운 감자이다. 타블렛시장 역시도 노트북 시장을 위협할만큼 소비자들의 성향자체가 변화되었다.
모토라라라는 이름이 이러한 이미 급격히 변화된 모바일 시장에 주목받을 만한 이름이 될 수 없는 이유이다. 소비자들이 모토로라를 하면 떠올리는 것은 무엇인가? 최신제품을 선도하는 혁신인가? 아니면 베컴이 드리블하면 멋지게 선전했던 모토로라 레이저인가? 분명 모토로라는 과거에 기억되는 이름에 지나지 않는다.
이름과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또 다른 문제도 있다. 레노버 CEO Yanqing Yang은 이번 인수와 더불어 애플과 삼성과 승부하여 그들보다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즉 레노버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두 기업과 경쟁을 하겠지만, 엄밀히 말해 같은 안드로이드폰 제조사인 삼성과 더 많은 경쟁을 해야한다. 소비자들의 구매성향이 OS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구글과 삼성이 특허협약을 하고, 삼성이 얼마전 삼성의 모바일 기기(사물 스마트기기, 노트북 등)에 구글OS사용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구글이 안드로이드폰 제조업체로 삼성과 가장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삼성은 이미 안드로이트폰을 가장 많이 팔아주는 구글의 가장 강력한 파트너이다. 아직은 안드로이드폰으로 승부를 봐야하는 레노버입장에서는 긴밀한 구글과 삼성과의 관계에 끼어들 틈이 없어보인다.
그러나 PC시장의 급격한 하락속의 최선의 선택을 한 레노버
모바일 시장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카드
필자의 판단으로는 레노버는 분명 "씽크패드"라는 이름을 이용하여 PC시장에서 많은 성공을 얻었다. 그러나 최근 PC시장, 특별히 노트북 시장이 급속도로 하락하면서 레노버 입장에서도 주력사업을 PC에서 모바일로 옮겨가야할 위기를 느꼈을 것이다. 위의 도표를 보면 PC시장이 하락함에도 레노버는 현상유지를 했지만, 해가 갈수록 PC시장은 급속히 하락할 것이다.
그래서 레노버는 모바일 사업의 확장과 세계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좀더 구체적이고 확실한 사활을 건 승부가 필요했을 것이다. 레노버는 또다시 세계무대에 익숙한 브랜드를 인수함으로 네임벨류효과를 얻고 PC시장의 위기 속에서 모바일사업을 주력할 전환점을 찾으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2013년 자료에 의하면 레노버는 성장하고 하고 있지만,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모토로라는 이름조차 거론되지 않는다. 모토로라가 구글에 인수되었던 2011년 3분기 실적을 보아도 모토로라는 2.5%라는 미미한 점유율을 가졌던 기업이었다.
분명 모토로라라는 이름이 주는 일변의 효과가 있을지라도 레노버가 돈들여 구입할 만큼 매력적이었는지 의문이 든다. 중국의 제품은 과거와 달리 인식이 많이 좋아졌으며, 레노버 역시 PC시장에서 성공을 거둔바 있다. 반면, 모토로라는 지난 수년동안 구글에 의해 방치되었던 이름이며, 과거 2G 시절이 전성기였던 시대에 맞지 않는 이름으로 보인다. 미국시장을 타켓으로 하기 위해 선택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모토로라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수면 아래 있는 기업이다.
중국제품들의 기술력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레노버 역시 국제 무대에서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필자가 지적하는 것은 레노버의 기술력이 모자라다는 것이 아니라 레노버가 "모토로라"라는 이름이 꼭 필요했냐라는 것이다. 레노버에게 그 이름이 그리 크게 메리트가 있을까라고 생각했을때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레노버는 나름 잘 나가고 있다. 도리어 무리한 인수와 확장, 그리고 이번 "모토로라" 인수까지 계속 성장하는 레노버에게 실이 될 수도 있다.
"IBM이 당시 PC시장에서 가지고 있었던 위상과
현재 모토로라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가치는 크게 다르다."
레노버보다 모토로라가 더 좋은 네임벨류이라고 생각한건 시대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오판이었지 않나 생각해본다. 레노버의 앞날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모토로라라는 이름을 붙인다고 성장의 폭을 촉진시킬 수 있을까? 레노버, 과연 "모토로라"라는 이름으로 성공할까?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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