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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리뷰/미디어

슬램덩크 명장면&명대사 - 네가 아주 좋아하는 농구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by URBAN 2013.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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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 명장면&명대사 - 

네가 아주 좋아하는 농구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요즘, 슬램덩크에 푹 빠져사는 건 사실이다.
어제 잠을 자면서 슬램덩크가 주는 미묘한 감정들을 정리해 보았다.

그러면서 슬램덩크가 왜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많은 감동적이 스토리와 안선생의 어록, 등장인물의 성장과정 등이 있겠지만, 

난, 애매모호한 끝맺음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적 슬램덩크는 소년챔프라는 두꺼운 연재만화집에 연재되었었다. 

매주 화요일 출간되는 소년챔프에 슬램덩크가 번역되어 20페이지남짓 연재되었고, 

일정량이 모아지면 단권으로 출판되었다.

당시 학생들은 알겠지만, 소년챔프를 기다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었나? 

간간히 일본에 정보통이 있는 애들은 미리 발행된 슬램덩크의 소식을 전해주기도 했다. 

그런데 수많은 복선과 이야기거리들을 남겨두고 슬램덩크는 갑자기 끝을 맺었고, 

많은 사람들은 곧 다시 슬램덩크2가 나올것이라고 기다렸다.

그런데, 거의 20년이 지났지만, 후편이 나오지 않는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겠지만, 

더이상 나오지 않을 것은 확실하다. 

작가 이노우에 다케히코와 소년점프(일본)의 마찰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여하튼, 그렇게 슬램덩크는 아쉬운, 정말 아쉽게 끝을 맺었다. 

그것이 여운이 되어 슬램덩크가 더욱 오래 기억되는 듯 하다.



이렇듯, 사람들은 해피엔딩을 좋아하지만, 사실은 완전히 다 드러난 것 보단, 

아쉬운듯 아쉬운 이야기가 사람의 마음을 동요하게 하고 자극한다.

희극보단 비극이 더욱 기억에 남는 법이고, 이루어진 사랑보다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이 더 고요하게 오래남는다. 

누구나 인정하는 평탄한 성취보다 일종의 일탈에 가까운 고통 속에서 속삭이는 처절한 만남이 더욱 기억에 남는다. 

어쩌면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부활보다 더 각인이 되는 경우도 이러한 요인인거 같다.

이것을 최근 마케팅에 활용하여 많은 영화들이 관객에게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고 

영화를 끝내기도 하고, 소위 말하는 막장드라마의 경우도 원만히 해결될 문제도 빙빙돌아간다. 

그리고 애간장을 다 태우고 결국 미제사건으로 남기는 경우도 많다.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상처에 대한 진지한 학문과 고민이 있다. 

심리학을 공부하지 못한 내가 뭐라 할 자격은 없을지 모르지만, 상처를 주지 않고, 상처를 받지 않고, 상처를 극복할 수 있다면, 

우리 인생은 행복할까? 난 반드시 그렇지 않다고 본다.

인생 가운데 미제사건처럼 남겨진 아쉬운 상처들은 때론 인간에게 아주 큰 유희와 즐거움을 준다. 

다시말하자면, 사람은 슬픔을, 그리고 아쉬움을, 그리고 상처를 즐기는 요상한 취미가 있다. 

슬픈영화를 보거나, 간절한 발라드를 듣거나, 클래식과 오페라 속에 들어있는 비운의 스토리를 눈물흘리며 즐기는 것처럼 말이다. 

이것을 사람들은 카타르시스 또는 정화라 부르기도 한다. 이것이 가공된 슬픔이라고 한들,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그러한 이야기들을 투영시키고 자기화시키며 자신의 응어리들을 발견하며 그것을 즐긴다.

괴퇴가 자신을 위해 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소설이다. 

괴퇴는 자신의 실제 삶을 통한 경험을 젊은 베르테르에 투영시키고 비극적인 사랑을 쫓는 자신을 묘사한다. 

그 결과가 비극적인 것을 앎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쫓아간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우리들의 한 성품이다.

완성되어질 수 없고, 여운이 남고, 무엇인가 모자란, 

그래서 비극에 가까운 꿈과 사랑 이야기를 쫓는 것을 우리는 "잘못" 또는 "고통"이라 포장하며 피해가려 하지만, 

결국 그것을 찾아가는 것은 나이며 그것을 우리는 "즐거움"의 또다른 개념으로 이해한다. 

고통 그자체에 이끌리는 인간 내면의 솔직한 역설 때문이다.

괴퇴는 그의 작성한 "하프타는 노인"이라는 시에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한 번도 눈물과 함께 자기의 빵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한 번도 근심 가득한 밤들을 잠자리에서 눈물로 지샌 적이 없는 사람은,
그대를 알지 못하나니, 그대 천상의 힘이여

이러한 비극적 진실은 하나님의 선물이며, 우리의 삶을 더욱 가치있게 한다.

슬램덩크 인물들은 전국제페라는 큰 꿈을 위해 열심히 분투했다. 

그러나 그것을 이루는 것을 보았으면 얼마나 시원했을까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기에 여전히 그 이야기는 우리에게 진행중이며, 

우리에게 짠 한 마음으로 기리기리 기억되는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은 성공과 성취를 찾아가지만, 그

래도 우리 인생 한자락에 여운과 아쉬움, 그리고 미제사건들이 있기에 행복하고 즐겁다. 

우리 안에 쉽게 성공되지 못하고, 쉽게 이루지 못한 꿈과 사랑의 이야기들이 있기에 

인생의 허무함이 조금 미루어지는 듯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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