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라면, 자신의 파워수준에 대해서 궁금할 것이다. 필자역시도 자전거를 굳이 공부까지 하면서 타야하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졌었지만, 자전거를 열심히 타면 조금더 편히 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타면 탈 수록 더 힘들어지는 자전거에 대해 조금 더 공부를 해볼 필요를 느끼게 되었다. 필자가 자전거를 타는 이유는 단순히 누구를 이기기 위해서도, 누구보다 잘 타기 위해서도, 허세를 위한 것도 아니다. 자전거 타는 것이 즐겁고, 이보다 더 완벽하고 인간적인 스포츠도 없다는 확신이 있기에 즐기는 것일 뿐이다.
처음에는 다양한 코스를 다녀보는게 즐거움이었고, 다 다음에는 마일리지 쌓는 것이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어느정도 자전거 코스란 코스는 충분히 경험하였고, 나름 마일리지도 많이 쌓았다. 결국 내적으로 봉착하는 물음은 "과연 나는 자전거를 어느정도 실력으로 타고 있는 것일까?"
동호회에 나가 함께 라이딩을 해보고, 스트라바에 올라오는 내 기록을 보고, 우스겟소리로(물론 정말 그냥 하는 소리일 수 있지만) 잘탄다는 말을 들을 때, 뭐가 잘타는 것이며, 나는 정말 잘타고 있는지에 대해서 진진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그래서 구입한 것인 파워미터였다. 로터에서 나오는 인파워와 큐링을 장착하고 잘 알지도 못하는 파워미터를 이용해 내 기록을 살펴보기로 했다.
겨울시즌동안 즈위프트로 대강 어느정도의 파워가 힘든 수준인지 알고는 있었다. 보통 즈위프트에서는 180와트를 20분 정도 탈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파워미터를 달고 (사용법도 뭣도 모르니) 평소 다니던 코스를 돌고 난 후 평균 파워를 측정해보는 정도로 일단은 시작하였다.
그러던 중 속해 있는 동호회에서 실내 FTP 측정 모임을 갖는다고 공지를 하였다. 안타깝게도 친척의 결혼식으로 인해서 참가하지 못했고, 개인적으로 한번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기본 구성은 즈위프트+탁스 보텍스 스마트로라+로터 인파워 파워미터로 구성하였다. 겨울시즌 동안 즈위프트를 워낙 많이 탔기 때문에 사실 즈위프트라는 환경에 너무 익숙하고, 장비 또한 너무 익숙했기 때문에 정확한 테스트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즈위프트는 FTP 테스트를 위한 워크아웃을 제공하기 때문에 45분짜지(FTP 테스트는 20분)를 선택해서 시작하면 된다. 여튼 일단 하기로 한거 시험성적 받는 느낌이어서 긴장이 좀 되기는 했지만, 해보기로 했다.
초반에는 330와트 정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약 4분 정도가 지나니 이내 힘이 부족하여 250-270을 반복하기를 계속했다. 그리고 결국 중반 이후부터는 200이하로 떨어지기도 하고, 최대한 250이상을 유지하려고 애를 썼다. 마지막 1분은 전력을 다해 400와트로 테스트를 마무리했다.
화면에 표시되어 있는 마지막 와트 수는 254였지만, 결과는 247이었다. 사실 이러한 수치가 무엇을 뜻하는지도 필자는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봤더니, 왠걸 250이상 나오는 사람들이 꽤나 많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필자의 수준이 어디가서 잘탄다고 명함을 내밀 정도는 아니라는 것 정도만 확인하였을 뿐이다.
위의 수치가 파워테스트 일종의 기준표로 인터넷 상에 돌아다니는 자료이다. 그렇다면, 필자의 수치가 어느정도인지 한번 살펴보자. 계산 법은 20분 FTP 결과에 자신의 몸무게를 나누면 된다. 필자의 현재 몸무게는 79Kg이다.
247/79를 하면 3.12라는 수치가 나온다. 그렇다면, Moderate 밑에서 세번째 되는 정도이다. 결국 지극히 "보통(Moderate)"라는 결과가 나온다. 물론 필자는 한번도 자신이 자전거를 잘 탄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러나 자주 많이 타려고 노력하는 정도이다.
이제 결과를 알았으니, 숫자놀이의 지옥으로 빠져드느냐? 아니면 이것을 다시 해탈하여 그냥 하던대로 즐겁게 타느냐를 선택해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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